본문 바로가기

인생일기

[21/11/3] <ㅈㄴ카리스마 있어> 미래 부자 아빠의 성장일기 : 55편

얼마 전에 난 굉장히 용감한 행동을 했다.

 

 

 

 

 

물론 내 기준에서 용감하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말하는 것이다. 그 행동이 뭐였냐면...

 

 

 

 

 

"저기요, 학생들! 다른 승객들도 많으니까 조금만 조용히 갑시다!"

 

 

 

 

 

그날 난 강남역에 가서 병원 진료를 받고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런데 내가 버스에 탄 후 조금 후에 한 정류장에서 중학생으로 보이는 소년들이 우르르 버스에 탑승했다. 족히 열 명은 넘어보였다.

 

 

 

 

 

참 중학생들은 귀엽다. 친구들이랑 있으면 뭐가 그리 즐거운지 자기들끼리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고 깔깔 웃어댄다.

 

 

 

 

 

참... 귀엽지만 귀여운 행동도 적당히 해야 귀여운 것이다. 소년들이 버스에 타고 30초도 되지 않아 버스 안은 완전 왁자지껄한 도떼기 시장 바닥이 되었다. 버스 뒷자리부터 버스 앞자리까지 골고루 영역을 차지한 소년들은 저마다의 무리의 친구들과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아마 그때 조용히 앉아있던 나를 웹툰 작가가 나를 그렸다면 분명 내 뒤통수에 (빠직) 기호가 붙었을 것이다. 원래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감당할 수 없는 소음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고 나 또한 분노 게이지가 차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버스 기사도 그렇고 다른 어른 승객들도 그렇고 소년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하고 싶었지만 부끄럽거나 소심해서 못하는 거였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난 본능적으로 이것 또한 나만의 자신감 미션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는 소년들을 주의시켜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아무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난 내심 소년들이 한 두 정거장 안에 하차하길 바라고 있었다. 그런데 내리지 않더라.

 

 

 

 

 

그래서 조금 고민을 하다가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제일 시끄러운 뒷자리 학생들을 바라볼 수 있게 몸을 돌리고 외쳤다.

 

 

 

 

 

"저기요, 학생들!"

 

 

 

 

 

자기들끼리 떠드느라 듣지 못했다. 내가 크게 외쳤음에도 못들으니 안그래도 쌓여있던 분노 게이지에 빡침이 더해졌다. 다시 한번 외쳤다. 

 

 

 

 

 

"학생들!!"

 

 

 

 

 

세 명 정도 나를 주목했지만 아직 제일 시끄러운 소년은 자기 옆에 있는 친구와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이때 안되겠다 싶어서 내 옆에 있는 봉을 쿵쿵 두드리면서 더 크게 말했다.

 

 

 

 

 

"저기요, 학생!!"

 

 

 

 

그제야 뒷자리 학생들이 모두 나를 주목한다. 나 나름대로 단호하고 무서운 비언어를 유지하며 그들에게 말했다.

 

 

 

 

 

"다른 승객들도 많으니까 조금만 조용히 갑시다."

 

 

 

 

 

"...네~"

 

 

 

 

 

후~그렇게 뿌듯하게 "나만의 자신감 미션"을 마무리하고 후련한 마음으로 앉아있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내 목소리가 쩌렁쩌렁했다면 이 녀석들을 확실하게 주목시킬 수 있었을텐데'

 

 

 

 

 

난 큰 목소리를 잘 내지 못한다. 발성 문제인지 호흡 문제인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목소리를 크게 내려고 해도 답답하게 나오고 목도 아프다. 나의 높은 목표가 "카리스마 있는 남성이 되는 것"이고 카리스마 있는 남성의 필수 조건은 "말 전달력"인데, 이렇게 목소리를 잘 내지 못하는 것은 큰 마이너스라고 생각한다.

 

 

 

 

 

목소리를 잘 내고 싶다. 다음에 이런 비슷한 상황이 오면 그냥 앞자리부터 뒷자리 사람까지 싹 다 주목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확실하게 말을 하고 싶다.

 

 

 

 

 

발성을 배워야겠다. 이번 기회에 확실히 배움의 필요성을 느꼈다. 오늘은 여기까지.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