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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책)

가로수길 배드파머스 샐러드를 줄 서서 먹는 이유. <프렌차이즈를 이기는 스몰 브랜드의 힘> 정리

진짜 가치는 제품에 앞서지 않는다




강렬한 붉은 색과, 진한 녹색이 어우러지는 건물. 그 사이로, 길쭉한 모자를 쓰고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어느 고집스런 농부가, 입구를 지나다니는 손님들을 노려본다.




이곳은 가로수길의 샐러드 맛집 '배드파머스'.


지금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잠시 영업을 중단했지만, 2019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줄을 서고 샐러드를 먹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던 곳이다.


배드파머스는 샐러드를 사이드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그들에게 샐러드만으로 건강한 한 끼를 제공하겠다는 신념 아래 탄생했다.


그리고, 배드파머스의 성공 비결은 이런 가치와 철학이 소비자들에게 잘 전달되었다는 데 있다.


하지만, 배드파머스는 처음부터 본인들의 철학을 소비자들에게 잘난 체 하며 소개하지 않았다. 그게 배드파머스의 진짜 성공 비결이다.


이곳의 창업자 중 한 사람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신이 좋은 가치를 가졌다고 설명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먼저 호기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궁극의 브랜딩입니다."


즉, 고객에게 처음부터 브랜드의 가치와 철학에 대해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 말라는 것이다. 다만, "매력적인 첫 인상"을 남기라고 한다.


따라서 배드파머스는 처음에는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접근했다.


그 방법은 바로 '포토존'이었다.


그들은 매장 입구에 배드 파머스 로고와 함께 녹색과 붉은색의 포토존을 만들었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각종 SNS에 사진 올리는 것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을 위한 작은 배려였다.


또한 '미안하다 내 몸아', '잘 있거라 살들아'와 같은 피식하고 웃게 되는 재밌는 건강 주스 이름들도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이 모든 것들이 배드파머스가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접근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포토존에서 예쁜 사진 한 장을 건지고, 가볍게 매장 안으로 들어와서 건강 주스의 이름들을 보고 피식한 소비자는 이내 샐러드를 주문한다.


그렇게 샐러드를 먹고 나면 비로소 배드파머스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인다.


단순히 있어 보이는 음식이 아닌, 우리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브랜드구나.


물론, 어떤 사람은 풀 떼기 몇 장 얹어놓고 드럽게 비싸게 판다고 투덜댈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가로수길에서 음식을 사 먹는다는 것은 가성비를 포기한 것이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생각은 잠시 넣어놓자.


이렇듯 어떤 좋은 가치와 철학도, 소비자가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절대 전달될 수 없다.


소비자가 들을 수 있게, 그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내가 만약 이 글의 처음 부분부터 가치와 철학을 설명하기 전에 첫 인상이 중요하다 어쩌구 저쩌구 소비자가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어쩌구 저쩌구


이런 지루한 말부터 시작했더라면 여러분들이 이 글을 계속 읽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루함을 못 참고 빽 버튼을 눌렀을 것이다. 하지만, 가로수길의 핫한 샐러드 음식점 배드파머스를 소개함으로써 여러분들의 관심을 조금이나마 사로잡았다.


그 다음에서야 나는 여러분들에게 가치와 철학을 전달하는 방법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이에 책의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브랜드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차별화된 가치다. 그러나 그 가치는 제품과 서비스 깊숙이 숨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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