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아들아"
저는 이 문장을 보면 괜스레 마음이 따듯해지고 위로받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듬직한 아버지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기분이랄까요.
저 문장은 작가가 이 책의 거의 모든 챕터를 마무리하는 방식입니다.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충만해졌었죠.
사실 저 문장뿐만 아니라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쓰여 있습니다. 저는 처음 책 제목을 보았을 때 아버지가 아들을 부르는 저 단순한 호칭 '아들아'라는 단어에서 아버지의 짙은 호소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실제로 아들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마치 뒤늦게 돈에 대해 깨달음을 얻은 아버지가 자신의 아들에게 그 깨달음을 전달하기 위해 정성스레 쓴 편지같았달까요. 자신처럼 무지로 인해 오랜시간 동안 방황하지 않고 자신의 아들이 하루라도 빨리 돈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 지혜롭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간절한 마음을 써내려간 편지.
그리고 책을 펼쳐보니 저의 직감이 적중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너희가 이 아버지처럼 살지 않도록 아버지가 깨달은 경제 지식을 말해주려고 한다. 너희의 경제 공부에 충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 함께 제대로 경제 공부해보자."
그런데 아무리 아버지가 아들에게 친근한 말투로 전달했다 해도 경제 공부라고 하면 재미없고 딱딱한 느낌부터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경제 서적이 아닙니다. 어려운 전문 용어들과 유가와 달러 사이의 상관관계같은 것들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우리에게 실질적인 경제 지식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부자가 되기 위한 실제적인 경제 지식. 학교에서는 절대 알려주지 않는 지식이죠. 덤으로 앞에서 말했다시피 아버지가 아들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쓰여져 있기 때문에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단어와 표현들로 내용이 구성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찰진 비유들 덕분에 읽는 재미도 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 가장 잘 알려진 비유들 중에 하나가 나훈아를 자본 소득, 남진을 근로 소득으로 비유한 부분입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작가는 노동을 하지 않아도 돈을 벌어들이는 자본 소득을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했어서 일을 하지 않아도 저작권료를 받으며 수익을 창출하는 나훈아에 비유했고, 본인이 직접 노동을 해야만 돈을 벌 수 있는 근로 소득을 저작권료 수입이 없어 공연 등 자신이 직접 발로 뛰는 활동을 해야지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남진에 비유했습니다. 자본 소득과 근로 소득을 1970년대 가요계 양대 산맥에 비유한 것은 가히 천재적이라 할 수 있죠.
다시 이 책의 제목에 대한 얘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 이 짧은 문장에 담긴 짙은 호소력은 이 책의 맺음말을 읽은 이후 더 강렬하게 제 가슴속에 박혔는데요. 맺음말에서 작가는 가난으로 인해 부끄러움과 슬픔의 감정을 느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합니다. '가난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불편할 뿐이다.'라는 책 속의 위안은 현실과는 달랐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왜냐하면 그가 버스 안에서 김치국물이 뚝뚝 떨어지는 가방을 들고 있을 때 느꼈던 감정은 불편함이 아니라 다름아닌 부끄러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가 공부할 때마다 봐야 했던 김칫국물 자국으로 얼룩진 교과서는 부끄러워서 슬펐기 때문이죠.
"아들아, 가난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그저 불편할 뿐. 이 말은 거짓말이다. 가난은 불편한 것이 아니라 부끄러운 것이다. 그 부끄러움 때문에 슬픈 것이다."
가난으로 인한 부끄러운 감정을 자신의 아들은 몰랐으면 하는 아버지의 간절한 마음이 느껴지시나요? 그 간절한 마음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그게 그의 아들이, 아니 우리가 돈 공부를 해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아버지가 경제의 본질인 '돈, 돈, 돈"할 때 아직도 너의 표정은 일그러진다. 네 표정처럼, 그래, 돈은 더럽다. 그러나 그 더러운 돈이 사람의 주머니에 없으면, 그 사람이 더러워진다. 아버지는 네가 돈이 없어서 더러워지는 걸 보고 싶지 않다."
사람들은 특히 돈에 대해서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치 '돈은 곧 탐욕이다'라는 듯이 말이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돈을 적게 가지고 있는 가난한 사람일수록 탐욕스러워집니다. 왜냐하면 가난한 사람일수록 자기 코가 석자이기에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상태이기 때문이죠. 그게 작가가 말하는 '더러워지는 것'의 의미일 것입니다. 따라서 돈을 벌고싶은 욕망을 탐욕으로 치부하고 그 감정을 외면하는 것은 자기 기만에 지나지 않습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부자 아빠는 진작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는 돈에 관심 없어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하루 여덟 시간씩 일을 한다."
어쩌면 작가는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를 담담하게 고백함으로써 우리가 좀 더 돈에 대해 솔직해지고, 우리가 돈의 필요성을 절감하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00만 청년실업 시대'
요즘 청년실업을 인터넷에 검색하면 이런 키워드가 나오더랍니다. 청년 실업률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슬픈 키워드였습니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현실에는 청년 실업률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금리로 인해서 저축으로 종잣돈을 마련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습니다. 그리고 대출 규제와 집값 폭등으로 부동산 투자를 통한 자신 증식의 통로 또한 막혀버린 상황이죠.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지금 우리 세대는 '부의 사다리가 끊긴 세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더욱 돈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느낍니다. 돈에 대한 지식은 우리가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합니다.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사고하는 것. 그것이 내가, 돈을 위해 일하는 삶이 아닌, 돈이 나를 위해 일하는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번째 단계죠. 반면, 돈에 대한 무지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휘말려 맹목적으로 돈을 좇다 보면 우리의 삶은 어느 순간 돈에 지배 당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무지와 두려움으로 점철된 삶을 사시겠습니까? 아니면 지혜와 비전이 있는 삶을 사시겠습니까?
저의 질문이 여러분들의 심금을 울렸기를 바랍니다.
그럼 저는 이만 tweaks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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