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돼요, 싫어요"
어느새부터 자주 쓰지 않게 된 말이다. 저 말의 포인트는 존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말인 즉, 친분이 많이 없거나 나보다 연장자인 사람한테는 단호하게 거절하는 경우가 잘 없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우리나라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문화인 듯하다.
"그건 좀..."
"음... 그것보다는 ~"
거절을 해야 할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돌려서 거절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돌려서 거절하는 것 정말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직장 상사가 나에게 점심 식사를 같이 하자고 제안했는데 내가 피치 못하는 사정 때문에 거절을 해야 한다고 해보자. 그 상황에서 내가 만약
"안돼요."
라고 말해버리면 그건 미친 놈이다. 상사 입장에서 '뭐 이런 무례한 녀석이 다 있어?'라고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이럴 때는 최대한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부드러운 말투로 거절을 해야 한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오늘은 점심에 가족끼리 식사하기로 해서, 아쉽지만 오늘 점심 식사를 함께 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런 화법이 상대방의 체면을 지켜주는 거절 법이다. 하지만 우리가 항상 이런 화법으로 거절을 해야 하는가? 절대 아니다.
매번 저런 식으로 거절을 해야 한다면 굉장히 답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눈치를 보면서 예의 바르게 말하기란 정말 귀찮은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직관계가 없는 일상 생활에서 거절을 못 하거나, 너무 돌려서 거절을 많이 한다면 당신은 상대방의 눈치를 너무 보고 있는 것이다.
나도 그런 경향이 있다. 또래 친구들에게는 단호하게 거절 하지만 친분이 많이 없어 어색하고, 서로 존대를 하는 사이에서는 단호하게 거절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단호한 거절과 반대 의사 표시는 무례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상대방 자체를 거절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얼마든지 단호하게 거절 의사를 밝혀도 된다.
예를 들어, 조금 어색한 사이의 어떤 사람이 나에게 이런 부탁을 했다고 쳐보자.
"헬스 즐겨 하신다고 들었는데 혹시 내일 같이 헬스장 가서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을까요?"
이때 당신이 거절을 해야 한다고 하면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내가 생각했을 때 자신감 있고 깔끔한 거절 방법은 다음과 같다.
"아 죄송하지만 안돼요. 제가 헬스할 때는 완전히 혼자 하는 걸 선호해서요."
이런 식으로 거절 의사를 확실히 밝히고, 본인의 주관도 확실히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말을 못하는 이유는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이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해서이다. 하지만 당신은 상대방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지 상대방을 싫어 한다고 말하지도 않았고 그 사람의 인신을 공격하지도 않았다.
물론, 상대방은 칼같은 거절에 조금 당황하겠지만 내가 거절한 이유를 듣고 이내 납득할 것이다. 당신을 싫어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적당한 선에서 본인의 주관을 뚜렷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더욱 존경을 받는다.
상대방이 침범할 수 없는 본인만의 영역을 확실하게 확보해야 상대방도 그 영역을 인지하고 당신을 존중해준다. 따라서 반대로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은 본인만의 영역을 확실하게 상대방에게 밝히지 못하기 때문에 호구 잡히기 십상이다. 그러니 눈치 없는 상대방을 탓하지 말고 본인이 확실하게 의사 표현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난 오늘 곤란한 부탁을 받았었다. 그리고 거절을 하기가 미안하고 너무 정 없어 보일까봐 그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런데 나의 주관과 소신을 말하지도 못한 채 그냥 부탁을 들어준 것이 너무 후회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면서 거절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상기시키고 싶었다.
기억하자. 단호한 거절은 무례한 것이 아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요약
: 단호한 거절은 무례한 것이 아니다. 본인의 주관을 확실히 밝히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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